2015년 11월 25일 수요일

어린왕자 - 나는 이책의 내용을 통~ 모르겠다.


어렸을 때부터 이 책은 늘 그렇다.
당췌 머하자는 건지 모르겠다.

어린왕자가 자기가 만든 자기인지
조그만 별은 어린시절의 자기세계인지..

이런 류의 전개나 비유는 그저 애매할 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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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책을 기억하는 이유는 이렇다.
대학시절에 한 살 어린 후배가 술자리에서 이야기 도중 문득 질문을 해왔다.

"형 어린왕자 읽어봤어"
"응"
"여우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'길들임에는 책임이 따른다'고... "

난 멍하니 생각했다.
아무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다.

후에 그 친구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?
몇 번 되뇌이게 되는 지점이 있었다.

그 말의 뜻은 알겠는데
하필 그 후배가 그 느낌의 후배가 그말을 한다는 것.

그것은 아마도 나의 행위에 기인한 것 같다.
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던 대학시절에
교우들 간에도 이견이 있으면 난 거침없이 말했다.
선배가 대접안해준다고 때려서 뼈가 상하도록 맞기도 하고....

그런 입바른 소리가 그 친구의 뭔가를 자극했고,
그것으로 인해 그 친구에게 나에 대한 어떤 상相이 만들어졌는데
그것에 대해 기대치를 갖게 했다는 것.

그때 난 적어도 잘 지내자고 인사하고
술취하면 인사불성되서 싸우는 인간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
겉으로 선배님하고 뒤돌아서 개새끼 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
인간이 어떤 행동에 일관성을 갖는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다.
나 또한 폭력 앞에서는 항상 무기력했으니까...

한 고비를 넘어선 지금에도 역시 난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,
애매하고 한가하게 비유나 묘하게 전개하는 것은 아주 멀리한다.

그런 비유나 전개들은
물리적 우주공간과 마주 했을 때 막막함에는 비교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.
인간들 사이에 그렇게 애매한 것이 있을까?

누군가의 비유처럼 살아온 삶이 다른 정도겠지.
하지만 춥고 배고프면.아프면.피곤하면.폭력을 당하면
- 괴로운 것은 대개 비슷한 것 아닌가?

길들여지는 것은 비겁한 것이다.

길들일 대상은 자기 밖에 없을 것이다.
다른 이들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.

어린왕자...길들임을 이야기했던 친구는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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